오랜 논란을 거쳐 마무리된 현행 표기법은 ‘표기 일람표’로써 표기의 기본 골격을 짜 놓은 다음, 세칙으로써 표기의 실제를 구체적으로 규정해 나가고 있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에스파냐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중국어의 경우를 각기 규정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1음운 1기호 원칙의 예외도 나오고 있다. 새 ‘외래어표기법’의 기본 원칙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자모만으로 적는다.
” 이는 ‘통일안’이나 《편수자료》도 준용했던 원칙이다. 외래어를 표기하기 위해서 특별한 글자나 기호를 만들어서까지 원음에 충실하게 표기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이유에서이다.
그것은 무리한 부담만 안길 뿐이며 그렇게 한다 하여 원음에 충실해지는 것도 아니다.
- “외래어의 1음운은 원칙적으로 1기호로 적는다.” 1음운은 1기호로 적어야 기억과 표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어의 1음운이 음성 환경에 따라 국어의 여러 소리에 대응되는 불가피한 경우에는 2기호도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을 쓴다.” 이는 외래어라 할지라도 국어의 발음규칙을 적용한다는 뜻이다.
가령 book[buk]은 ‘북’이라고 표기함이 더 합당할 것 같이 생각된다. 그러나 ‘이’ ‘을’은 실제로 [부기], [부글]로 발음되는 것이 현실인 외에도 국자생활에는 별로 쓰이지 않는 글자를 외래어 표기를 위하여 만들 필요도 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
-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는 유성 ·무성의 대립이 있는 파열음을 한글로 표기할 때 유성파열음은 평음(ㅂ ·ㄷ ·ㄱ)으로 무성파열음은 격음(ㅍ ·ㅌ ·ㅋ)으로 적도록 한 것이다.
국어의 파열음에는 유성 ·무성의 대립이 없으므로 외래어의 무성음을 평음으로 적을 수도 있으나, 그러면 유성음을 표기할 방법이 없다.
유성파열음을 가장 가깝게 표기할 수 있는 것은 평음이다. 따라서 무성파열음의 경우는 격음이나 된소리로 표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언어에 따라서는 같은 무성파열음이 국어의 격음에 가까운 경우도 있고 된소리에 가까운 것도 있다. 영어의 무성파열음은 격음에 가깝고 프랑스어의 경우는 된소리에 가까운 따위가 그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언어에 따라 다른 것으로 표기한다면 일관성도 없게 되고 규정도 복잡해진다.
그래서 된소리를 쓰지 않기로 한 것인데, 이 규정은 중국어 표기에도 적용시키고 있다. 다섯째,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 그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한다.” 관용의 한계를 정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표준어를 사정하듯이 하나하나 정해 나가야 하는데 이는 원칙의 문제와는 별도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 정신에 따라 나온 것이 《외래어 표기용례집》이다. |